(17)할멈을 위한 애도문.
상처한 후로
기가 죽은 때문인지
서러운 마음이 울컥거리고
끼니때가 되어도 허기를 못느끼고
술 한잔을 겯드려서 한끼를 때우고선
후유- 담배연기 뿜으면서 환상을 그립니다.
우리 할멈은
미모는 아니었어도
화사한 얼굴에 그림자없이
늘 웃는 인상으로 호평을 받았고
열세식구 많은가족 다 보살피면서도
힘든 내색 않는 줏대 강한 여장부였습니다.
미국에 사는 딸이
마지막 효도 하겠다고
날이면 날마다 언제 오느냐고
성화가 빗발같아 어거지로 갔는데
그게 그만 불러다가 죽인 셈 되었네요
뒤 쫓아간 할아범 앞에서 그만 가 버렸습니다.
우리가 젊었을때
제일 짜치고 힘들었때는
아들네들이 연겊어 대학다니고
생활과 학비충당이 어려웠을때 이지요
그때 내 적은 수입으로는 당할 수 가 없다고
여름 한철씩을 고향에 다니면서 농사를 지었지요
그래도 힘들다 않고
먼 훗날에 영화를 보겠다고
억척으로 살은탓에 우리 자녀들도
다 감화 받아서 훌륭하게 자라 줬지요
이게 모두 할멈이 이끌어준 크나큰 은덕이오
그 큰 음덕은 우리 가문 대대로 영광 있을거외다.
사람은 살다가 꼭 사별하는 것
할멈앞에 내가 먼저 가는게 순리인데
할멈을 앞세우니 내 잘못인듯해 더욱 비감하오
하지만 이젠 비통한 마음으로 오직 명복을 빌으니
부디 부디 이세상 연분을 다 털어버리고 극락왕생하소서
남무 관세음보살. 남무 관세음보살. 남무 관세음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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