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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2월 19일 오후 07:15 (망처의 생일날)

by 우 송(又松) 2014. 2. 19.

오늘(음 1.20)이 또 亡妻의 생일날입니다

이미 10년전 喪妻이니 그때가 아사무사한데

죽은이의 생일을 지금에사 생각해 무엇하랴만은

해년 할멈의 생일을 잊고 지낸적은 없는것 같습니다

내외의 생일날에는 꼭 여행을 하곤 한 생각때문이지요

아마 지금까지 살아 있었다면 금혼 회혼 어쩌고 했을터고,

첫해와 그다음해는 큰아들네가 제삿상 차리듯 차려주었지만

그 후론 할멈 생일을 나 이외의 가족들은 아무도 알지 못합니다

구지 귓띰할 필요없이 혼자 실그마치 성묘하고 오는게 고작입니다

할멈의 생일을 기억하고있다가 성묘를 가면 훨씬 마음이 뿌듯합니다

죽은이에게 체면도 서고 영정앞에 이런저런 넉두리할때도 떳떳하니까요

 

그런데 그런데 금년엔 그 알량한 성묘도 안 갔습니다

이미 지난해같이 그렇게 필연이고 당위성이 안 생겼습니다

해가 갈수록 할멈에 대한 간절한 애착이 줄어든게 첫째 이유고요

며칠전 섣달 그믐날에 미리 성묘한것도 안 간 이유의 하나인듯하지만 

차차로 내 두뇌가 둔감해지고 행동마저 무디어짐이 큰 이유인것 같습니다

젊고 팔팔했을때의 민첩함과 기질의 분명한 쇄퇴를 한 스러워 할 수는 없지만 

체력보담 기억력의 확실한 감퇴가 무엇보담 한 스럽고 뚜렷한 퇴락을 인정합니다

더욱 한 스러움은 엣날같이 옆에서 귀띰으로 일깨워주는 할멈이 없는것도 서러웁고요

가령 요새 함께 텔레비를 보다가 "여보 여보 졔 이름이 뭐지?" 하고 출연자 이름을 물으면

"김용○도 몰라욧" 하고 핀잔을 듣더라도 킬킬 거리며 함께 따라 부르며 내외가 즐거웠었는데...

이렇게 이렇게 퇴락해가다가 어느날엔가는 실그만치 죽은 할멈곁으로 가는게 인생 종말이겠지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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