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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내가 쓴 글.

그 후로 어찌 하셨습니까?

by 우 송(又松) 2012. 9. 28.

그 후로 어찌 하셨습니까?

궁금하면서도 묻지도 못 했습니다

"단순한 질환으로 별 일 없었다"고 회답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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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 히 히.여기 여백란에 오늘자 조선일보 만물상"기사를 전재하고 재미있게 읽을렵니다. 히 히 히

                                                                   제목:애 낳는 중년

우리 어렸을 땐 며느리가 갓난 시동생을 젖 물려 키우는 집이 동네마다 있었다. 시어머니가 며느리보다 뒤에 아이를 낳아 조카보다 나어린 삼촌도 흔했다. 한 집에 아이 대여섯은 보통이고 열을 넘기기도 했던 다산(多産) 시대에 며느리와 시어머니 출산은 예사로 겹쳤다. 어떤 시어머니는 며느리와 함께 배가 불러오자 동네 창피해 아이를 떼겠다며 애꿎은 간장을 마셨다. 박정희의 어머니도 마흔다섯에 7남매 막둥이 박정희를 배고서 남우세스러워했다고 한다.

▶1950년대 신문 스크랩을 들추면 며느리를 본 뒤 아이를 갖게 된 시어머니가 속을 끓이다 낙태약을 잘못 먹고 목숨을 잃었다는 기사가 더러 눈에 띈다. 미국·유럽에서도 고령 출산을 꺼렸지만 1980년대부터 마흔 넘어 애 낳는 여성이 늘고 있다. 고학력자가 많고, 아이를 가질 수 있는 생물학적 한계 연령을 늦추려고 애쓴다. 미국 유타대가 북미 200만명을 조사했더니 마흔 넘어 출산한 여성들이 연령대별로 사망률이 7~17% 낮았다.

▶동물 암컷은 대부분 죽을 때까지 새끼를 낳을 수 있다. 사람과 범고래만 수명이 한참 남았는데도 생식 능력을 잃는 폐경 현상이 온다. 진화론 쪽 설명은 세 가지다. '어머니 가설'은 노산(老産)이 위험하니까 차라리 일찍 폐경해 이미 낳은 자식을 잘 키웠다는 것이다. '할머니 가설'은 위험한 노산보다 손자·손녀를 돌보는 게 더 유리했다는 주장이다. 최근 나온 '고부 갈등설'은 "여성의 조기 폐경이 며느리라는 젊은 여성과 생식 경쟁을 피하기 위해서"라고 본다.

▶엊그제 쉰일곱 살 주부가 예순 남편 사이에 남녀 쌍둥이를 낳아 국내 최고령 출산 기록을 새로 썼다. 나팔관이 좋지 않았던 산모는 여러 차례 시술을 받았지만 실패했다. 12년 전 폐경을 맞아 임신을 포기하고 있었다. 그러다 2년 전 어느 자식 없는 할머니가 명절에 쓸쓸하게 지내는 모습을 TV에서 보고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해보자며 병원을 찾았다. 지난 2월 예전에 냉동해뒀던 난자를 꺼내 시험관 시술로 착상에 성공했고 이번에 건강한 아이를 낳았다.

▶얼마 전 인도에서는 일흔 살 여성이, 스페인에서는 예순일곱 여성이 아이를 낳았다. 모두 인공 임신이다. 자연 임신으로는 영국 여성이 쉰아홉에 출산한 기록이 있다. 양육비·사교육비·집값·직장일…. 젊은 여성들의 출산을 가로막는 사회적 장애물이 날로 늘어가는 때에도 아이 갖기를 간절히 바라는 나이 든 여성들이 있다. 이번에 쌍둥이를 낳은 산모는 올해 환갑인 남편에게 "큰 선물을 안겨 기쁘다"고 했다. 소식을 들은 모두에게 추석 선물이 됐다. 덩달아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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