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살아온 이야기
편안한 의자라 해도
신문과 씨름하며 한나절을 앉아 있었으니
다리도 뻐근하고 좀이 쑤시는데
음산한 날씨에 딱히 갈곳도 없으니
베란다에 나아가선 뒷짐지고 서성일 수 밖엔..
오래전 같으면
으례 술 한잔에 거나아하게 취해선
담배 한대 피워 물곤 깊은 맛에 빠졌겠지만
말년에 술 담배에 파 뭍이고 싶지 않아서
애써 참아내고 극기하는 고통이란 또..
하기는 일흔다섯나이를 살아오면서
이런 저런 유혹과 욕구를 이겨내고
그리고 잘 못된 함정에 빠지지 않으면서
맑고 밝게 살아온 내 인생을 자족해 하는데
비록 부와 권세와 명예와는 멀었다 하더라도..
모-든걸 체념하고 자위하고 사는데
그중에도 흡족한건 아직도 친구들이 많다는것
속마음 터 놓고 못할 소리 하여도
크게 고개 끄덕이고 긍정해 주는것
나의 맛장구도 늘 똑같이 심바람 내는탓?..
그중에도 고맙다 못해 행복하게 여기는건
내 가족들이 한결같이 잘 살아주는것
손자녀들은 누구에게나 칭찬 받게끔 잘 자라주고
아들 며누리들의 가없는 사랑과 존경으로
복 많은 늙은이로 여생 마칠 수 있을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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