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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할멈이야기

(66)살아온 이야기

by 우 송(又松) 2010. 1. 3.

(66)살아온 이야기


편안한 의자라 해도

 

신문과 씨름하며 한나절을 앉아 있었으니

 

다리도 뻐근하고 좀이 쑤시는데

 

음산한 날씨에 딱히 갈곳도 없으니

 

베란다에 나아가선 뒷짐지고 서성일 수 밖엔..


 

 

오래전 같으면

 

으례 술 한잔에 거나아하게 취해선

 

담배 한대 피워 물곤 깊은 맛에 빠졌겠지만

 

말년에 술 담배에 파 뭍이고 싶지 않아서

 

애써 참아내고 극기하는 고통이란 또..


 

 

하기는 일흔다섯나이를 살아오면서

 

이런 저런 유혹과 욕구를 이겨내고

 

그리고 잘 못된 함정에 빠지지 않으면서

 

맑고 밝게 살아온 내 인생을 자족해 하는데

 

비록 부와 권세와 명예와는 멀었다 하더라도..


 

모-든걸 체념하고 자위하고 사는데

 

그중에도 흡족한건 아직도 친구들이 많다는것

 

속마음 터 놓고 못할 소리 하여도

 

크게 고개 끄덕이고 긍정해 주는것

 

나의 맛장구도 늘 똑같이 심바람 내는탓?..

 

그중에도 고맙다 못해 행복하게 여기는건

 

내 가족들이 한결같이 잘 살아주는것

 

손자녀들은 누구에게나 칭찬 받게끔 잘 자라주고

 

아들 며누리들의 가없는 사랑과 존경으로

 

복 많은 늙은이로 여생 마칠 수 있을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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