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 설날 전날에

(56) 설날 전날에

할멈!!

내일 모래가 설날이라네요

작년엔 할멈 장례뫼시고 몇일만에 당한 설날에 정신없이 보냈는데

이제 소상제 뫼신후 당하는 설날에 공연히 마음 심난하네요

할멈과 같이 명절때면 시장보기 제수준비로 내 심부름도 꾀 쓸모가 있었는데

이젠 한갓지게 쓸모없는 주제가 되 버렸네요

생각끝에 애들 세벳돈 봉투를 두둑히 마련했어요

수진 경진에겐 10만원씩, 성진 효진 원진에겐 5만원씩 넣은 봉투에

각각 덕담 한마디씩 봉투에 예쁘게 찍어 두었어요

우리집의 으뜸 원진이가 제일 신나 할 것 같네요

오늘은 성진어미 성화에 왼쪽 아래 어금니 빠진 곳 틀니 본을 떳어요

손님들이 많은 중에도 오전 오후 두 시간씩이나 공을 들입디다

3월달 미국 가기 전에 치아를 완비하고 가래요

당신 영전에 성묘는 설날 지낸후에 조용한날 갈 작정입니다

온 가족이 모이는 설날 내 얼굴이 흐려지지 않도록 애 쓸렵니다

설날에 마음 가다듬고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