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나오는 "詩"라는것에 대하여
나는 적지않은 불만을 가지고 있다
날마다 신문에 게제되는 시를 읽으며
도대체 이 시인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등단한 유명 "현대시인"이라고 자처한다면
국어를 알고 시를 읽을 수 있는이가 읽을때
어떤 감흥이나 감동을 받을 수 있어야 할텐데
무엇을 표현하고 비유한것인지 조차 알수 없는
전혀 생소한 어휘의 나열에 지나지 않았다고본다
구디 이런 시를 인용해서 시인을 탓하고 싶진 않지만
11/26자 중앙일보 "시가 있는 아침"의 "황금동전.."에선
"카프카가 앉았고 도스토예프스키가 앉았던 이 의자도 내어드리겠습니다
이 의자는 나무로 만들어졌습니다 눈 좋은 목수가 동굴에서 해저에서 꿈 속
에서 나무를 골라냈습니다 오르페우스의 후예들이 의자에 돋을새김했습니다
디오니소스의 자식들이 의자를 지켰습니다
당신들이 몰려오자 이 의자가 황금으로 물드는군요
좋습니다 내어드리지요 의자 위에 황금동전이 쌓이기 시작합니다 다시 많은
사람들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당신들이 달려오자 영문 모르는 사람들조차 뛰
기 시작합니다
의자가 의자를 복제합니다 복제된 의자가 복제된 의자를 복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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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에 의하면 옛날의 서양소설을 인용 현세를 비유한듯한데
이 시를 읽고 감명 감동은 고사하고 읽고 이해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
많은 사람들이 이해할수 없다면 시가 아니고 단순한 글에 지나지 않는다
아니 글쓴이는 후일 무슨 소재로 무엇을 비유한것인지 본인은 알 수 있을까?
시라는게 대충 이런 어려운 낯말의 나열로 독자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고
도서관엔 한번도 펼쳐보지 않은 새책 시집들이 수 없이 진열돼 있지만...
누구나 읽으면 바로 감동 받을 수 있는 그런 시가 양산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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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이런 시라면 만인의 환영을 받을것이다.
어머니 날 낳으시고. 정일근(1958~ )
오줌 마려워 잠 깼는데
아버지 어머니 열심히 사랑 나누고 계신다,
나는 큰 죄 지은 것처럼
가슴이 뛰고 쿵쾅쿵쾅 피가 끓어 벽으로 돌아누워 쿨쿨 잠든 척한다,
태어나 나의 첫 거짓말은 깊이 잠든 것처럼
들숨 날숨 고른 숨소리 유지하는 것,
하지만 오줌 마려워 빳빳해진 일곱 살 미운 내 고추 감출 수가 없다.
어머니 내가 잠 깬 것 처음부터 알고 계신다,
사랑이 끝나고 밤꽃내음 나는 어머니
내 고추 꺼내 요강에 오줌 누인다,
나는 귀찮은 듯 잠투정을 부린다,
태어나 나의 첫 연기는
잠자다 깨어난 것처럼 잠투정 부리는 것,
하지만 어머니 다 아신다,
어머니 몸에서 내 몸 만들어졌으니
어머니 부엌살림처럼 내 몸 낱낱이 다 알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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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난다.
시를 읽다가 때로는 이런 재미도 있어야 한다.
시는 고통에 뿌리를 내리고 있지만,
이런 근원적 사랑에도 뿌리를 내리고 있다.
엄마와 어린 아들 간의 천륜의 사랑이
끈적하고 눈물겹고 엄숙하다.
젊은 어머니의 뜨겁고 넓은 마음과
개구쟁이 어린 아들의 다 아는 척하는
익살스러운 모습이 눈앞에 선하다.
왜 내 어머니는
이런 '거룩한 추억'을 내게 안 주셨는지 몰라.
엄마 따라 여탕에 참 많이 다녔어도
왜 그 기억이 조금도 안 나는지 몰라.
그런데 정일근 시인은 그 기억이 또렷할 것 같기만 하다.
재미있고 좋은 시 또 한 편 쓸 것만 같다.
정호승 <시인>
2005.09.23 18:38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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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주 '동백꽃'
선운사 골째기로
선운사 동백꽃을
보러 갔더니
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안했고
막걸리집 여자의
육자배기 가락에
작년 것만 상기도 남었읍니다
그것도 목이 쉬어 남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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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주의 국화옆에서**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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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菊花와 산돌**
山에 가서 땀 흘리며 주워온 산돌
하이안 순이 돋은 水晶 산돌을
菊花밭 새에 두고 길렀습니다
어머니가 심어 키운 노란 국화꽃
그 밑에다 내 산돌도 놓아두고서
아침마다 물을 주어 길렀습니다.
(*滿 열한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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