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내가 쓴 글.
"딸"이 사 준 옷에 대하여
우 송(又松)
2021. 1. 9. 11:11
나는 손 귀한 집에서 3남 1녀의 자녀를 두었습니다
6.25 전쟁중에 군에 징집될때에 누대 종가 절손 된다고
온통 전 집안 어른들이 울며 불며 난리를 지긴적이 있습니다
다행히 안 죽고 휴전이 되자 불야 불야 재촉해서 혼인을 시켰습니다
그 후 소위때 장남 중위때 차남 대위때 삼남 손 귀한집에 아들만 낳다가
제대를 하자마자 고명딸을 낳아 어느듯 중년여성으로 미국에 이민갔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이웃집 여친 할머니는 딸만 셋을 두어 각각 극진히 효도를 받는데
(딸이 알면 섭섭해 하겠지만 내 딸은 있으나 마나 고작 온라인 효도밖엔 안 하지만)
딸들이 엄마에게 올때마다 좋은 옷을 사다 주워 한번도 못 입어보고 제철을 보낸다고
남는옷을 제게 주는 선심덕에 이렇게 붉은 여자용 겨울 쪼끼를 얻어 입으면서 생각해 보니
10년전쯤 미국에 갔을때 딸이 사 준 붉은색 와이샤쓰를 지금도 입기는 합니다만 괘씸합니다
왜 왜 흰색 회색 검은색 등 다양한 색갈도 많은데 하필이면 붉은 체크무늬의 와이샤쓰를 사줘서
한다하는 노 신사 입성으론 맞지 않아서 외출할땐 입지도 못할 옷을 사다 준것이 지금도 아쉽고요
맞지 않은 색갈의 와이샤쓰이지만 그래도 국산은 없는 다운털 넣고 누빈옷이라서 따숩기는 하지만요
아모튼 이웃 할머니께 얻어 입은 분홍색 쪼끼는 이렇게 피차 고맙게 여기면서 입기는 하지만은요 . .ㅎㅎ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