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파트 입구의 화단엔
내가 지금까지 (2004년부터) 15년을 살았고
또 앞으로 내가 갈 때까지 살을 내가 사는 아파트(대전 유성구 한빛아파트)에 대하여
나는 내가 사는곳에 대하여 터주대감으로서의 자부심과 만족감을 갖고 살고 있다
까짓것 더 큼직 넓직하고 호화롭고 사치스러우면 뭘하나, 부족함없이 흡족하면 되었지 ...
이 동에 거주하는 출입자들을 보면 나 만큼 오래 살은 이는 없다(내가 최 장기 거주자임)
많은이들이 살다가는 옮겨 가곤 하였으니 많은이들이 기억에 남아 있지만은
그 중에 내가 사는 1층 맞은편의 혼자 살던 최고령 할머니가 제일 많이 추억 된다
늙은이 고유의 꼬부랑 할머니가 아주 귀가 먹통이어서 좀체로 대화할 형편이 아니었지만
이 할머니는 날마다 날마다 출입구 양쪽 화단 가꾸는게 중요한 일과였고 취미였었다
이 할머니 덕분에 출입구 화단 꽃밭이 언제나 화려했고 향기로워서 입주자들의 칭송을 받았었고
할 수 할 수 없이 멀리서 물 길러다 주고 조력하던 나도 덩달아 칭송 존경을 받았던것도 사실이다
그때의 꽃밭속에서 살았던 우리 라인의 입주자들에게서 혹 혹 두 노인간 별 다른 관계로 오인될 만큼
둘 사이가 친밀하였었지만, 어느날 갑작이 한 단지의 큰 평수 집에서 살고 있던 아들이 이사하면서
모친을 함께 이사 시킴으로서 그 후의 행적은 알 수 없지만 아마도 지금쯤은 유명을 달리 하였으리라 ...
우리 아파트단지는 명실 공히 연구원 아파트로서 대덕연구단지내의 연구원 석박사들이
서울등 멀리 살고 있는 노부모를 가깝게 이사시켜 모시고 살다가 신분변동에 따라 덩달아 이사가게 됨으로
아들네 따라서 옮겨 가는 "뜨네기 인생"으로 살아가는 노인네들이 입주자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미국(LA)에는 노인복지 시책에 따라 일정 노인에게 무상 입주시키는 "노인아파트"가 있기는 하지만
아무려나 그 할머니가 옮겨간 후로는 화단 손질할 정원사로 나 혼자 전담하기는 싫어졌고
화단에 손이 덜 가는 표가 역력해서 마음 아팠지만, 까짓것 인생사의 영고성쇄에 비하면 ...
어짜피 무성하고 화려했던 꽃밭도 시들음이 당연하거늘, 뭘 가슴 아파하랴 ㅎ ㅎ ㅎ
우리 아파트 입구 화단에 지금 기화요초가 만발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