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쫌씨가 ...
이 우송은 원래 태생이 자질구레한 쫌씨입니다
성품이 호방해서 규모있게 왈가닥 처리하는 솜씨는 아니거던요
일 처리나 행동거지가 치밀하고 빈틈 없기로 야모지다고 인정 받았거던요
그 그 야모지고 빈틈없는 쫌씨 솜씨와 성품이 이번에 마냥 빛을 보았습니다
지금 거이 통용되는 윗옷 메무세에는 주머니가 없습니다
내복 닮은 윗도리 거개와 와이샤쓰에 까지도 주머니가 없는데
우송은 겉옷 이외의 어떤 내복에까지도 주머니가 없으면 아예 안 입습니다
훌적 윗옷을 벗었을때라도 수첩과 볼펜등 소지품은 꼭 필수이거던요
윗주머니에 증명서 카드등과 필기용구를 갖지 않았을때는 허숭허숭하거던요
그런데 이번에 한겨우내 입을 좋은 내의를 마련하였습니다
작년에 사 입은 내의 두벌 모두 주머니가 없어서 고심하던 차에
궁리끝에 입던 내의에 주머니를 달아 입기로 하였습니다
할멈이 살아있을때 (2004년 이전에) 내외가 미국 딸네집에서 체류할때
그곳에서 얻어입은 내의들은 주머니가 없었음은 물론이고
가지고 온 의류가 온통 서양스타일이기에 할멈이 고처주며 수고를 많이 하였습니다
지금의 내 옷의 주머니도 할멈이 자기 옷에 달려있던 주머니를 내 옷에 달아준 그 주머니인데
금년 여름에도 즐겨 입으며 할멈을 추억하던 그 여름내의에서
이번에 또 수선집에 달려가서 내 새옷으로 세번째로 주머니를 옮겨 달았으니 ...
그 손바닥만한 주머니는 최소한 10년이상 두 주인을 섬겼는데 ...
입고 있을때는 할멈 고인의 후덕과 후의와 솜씨가 느껴지고 사모의 정이 샘 솟는 만큼
전혀 안 어울리고 별난 형색의 주머니 달린 내의이지만 이 옷만큼은 애껴 입을 작정입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