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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又松 이헌영의 blog 입니다
그룹명/내가 쓴 글.

외롭다는것에 대하여

by 우 송(又松) 2009. 11. 24.

 

 

 

여류소설가 신경숙씨는
"오래전 집을 떠날 때"라는 소설집(145쪽)에서
당신이 아무리 나와 가까웠다 해도 여행에서 돌아와 아무도 없는 빈집으로 들어가는 내 마음을 들여다본 적 있어?
그때면 생각하지
누군가 미리 집에 불을 켜놓고 현관문을 열어주고 누더기가 된 나의 가방들을 안으로 들어놓아주었으면,
그저 그날 밤만이라도 누군가 차려준 양이 적고 간이 맞는 국물이 있는 식사를 할 수 있었으면,
다정한 인기척을 느끼며 깊은 잠을 잘 수 있었으면,
그저 그날 밤만이라도 이룰 수 없는 꿈을 꾸다가 공허하게 허공을 휘젔고 있는 내 손을 누군가 맞잡아 다시 이불속에 밀어넣어주었으면,하고 ...........
그녀는 귀를 세웠다. 귓전보다 코에 스며드는 아주 낯익은 체취.
적막한 산속 공동묘지 안에서도 썩지 않을 냄새,
가족의 냄새, 귓전을 파고드는 여자아이와 남자아이의 도란도란 말소리, 간혹 섞이는 웃음소리, ...............(이상 신경숙 소설 인용)

 

쳇 그러나  그러나 당신이 정말 외롭다는게 뭔가 알기나 해? 알기나 하느냐고? 겪어 봤느냐고. (겪어보지 않았으면 말 하지를 말아야지...)

갑작이 고독의 함정에 떠밀려 처음 외로움을 겪는 그 외로움을 아시느냐고?  

종일이면 종일 말 한마디 할 수 없이 아무 지각도 없이 그렇게 지내 봤어?
외롭다는건 말이야 신이 영장동물에게 내린 가장 혹독한 형벌이야
외롭다고 사뭇치게 느끼는 그 순간들이 싸이고 싸이면 스르르 허수아비로

바뀌어가는 과정의 첫대목이 외로움인것이야
가장 참혹한 종말을 맞게하는 우울이나 치매라는것에 이르는게 외로움인게야

그래서 외로움은 마침내는 살아 있어도 산게 아니고 다만 움직이는 생명체일 뿐으로 만드는게야
그래서 정말로 외로운 사람들은 외롭다는 말을 할 줄도 모르는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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